대한민국 축구 전설 박지성(40,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의 산책 세리머니는 일본에 여전히 아픔으로 남은 모양이다.
일본 언론 더 다이제스트는 13일 “한일전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전설 박지성이 상당히 건방진 세리머니였다는 회상을 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있던 박지성은 2010년 5월 24일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전반 6분 만에 과감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박지성은 일본 골대 뒤 서포터스를 매서운 바라봤다. 일명 ‘산책 세리머니’다.
11년이 지났지만 아직 회자되고 있다. 더 다이제스트는 “1954년 첫 대결 이후 한일전은 수많은 전투가 벌어졌다. 엄청난 골과 함께 논란도 종종 일어났다”면서,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한일전 중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바로 박지성이 득점 후 선보인 산책 세리머니다. 슈팅이 나라자키 골키퍼가 있던 골문 오른쪽 하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날카로운 눈빛으로 관중석을 노려봤다. 이 세리머니는 한국 축구사에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매체는 “박지성이 한국 예능프로그램 유퀴즈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일본 서포터스를 도발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적잖은 물의를 일으킨 행동이었다. 그는 당시 경기장에서 일본 팬들로부터 많은 야유를 받았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골 넣고 ‘봤지?’라는 느낌이 드는 건방진 의도의 세리머니였다”라고 직접 말했다. 이를 더 다이제스트가 인용했다.
매체는 “박지성이 이 세리머니를 건방지다고 표현했다. 경기 전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일본 서포터스에게 많은 야유를 받았다. 그래서 골을 넣었을 때 눈빛으로 응답했다는 말을 했다”고 뼈아팠던 순간을 떠올렸다.
사이타마 스타디움은 산책 세리머니 명소다. 박지성을 시작으로 2013년 이동국이 전북 현대 소속 당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라와 레즈의 골망을 흔든 뒤 선보였다. 2017년 동아시안컵에서 국가대표로 나선 염기훈(수원 삼성), 김신욱, 지소연(첼시 위민)도 사이타마를 거닐었다. 가장 최근은 2019년이다.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가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ACL에서 우라와에 골을 터트린 후 산책 계보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