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연속골 폭발 백승호, '노예 모드'에도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 - 토토피아
백승호(24·전북 현대)의 활약은 멈출 줄 모른다.
전북 미드필더 백승호는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32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39분 선제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백승호로 시작해 백승호로 끝난 골이었다. 백승호는 중원에서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며 상대 공을 빼앗았다. 이 공을 문선민이 받아 돌파를 시도하다 반칙을 당했다. 골대로부터 약 2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나온 프리킥을 처리한 주인공은 백승호였다. 키커로 나선 그는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을 정확하게 흔들었다. 골키퍼 이태희가 공과 가까운 지점에서 몸을 날렸지만 슛이 워낙 빨라 막을 수 없었다.
백승호는 지난 6월 성남FC와의 경기에서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터뜨린 바 있다. 최근에는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절정에 달한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로 주로 3선에서 뛰어 득점 기회가 많지 않지만 탁월한 결정력을 발휘하고 있다.
백승호의 활약은 사실상 혹사를 당하는 상황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백승호는 지난 8월부터 전북이 치른 공식전 14경기 중 12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K리그1 11경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경기에 나섰는데 그중 9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달 21일 성남전부터 최근 10경기에서 교체 없이 뛰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백승호를 좀처럼 빼지 못하고 있다. 팀 상황이 문제다.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최영준과 류재문, 이승기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남은 자원은 백승호 하나뿐이다. 어쩔 수 없이 풀타임을 뛰어야 하는 환경이다. 이로 인해 팬 사이에서 백승호는 ‘노예’로 불린다. 전북은 원래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는 팀이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을 보충하지만 백승호만은 휴식 없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지칠 만한 시점이지만 백승호는 힘든 기색 없이 제 몫을 하고 있다. 오히려 연이은 득점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백승호가 골을 넣은 지난 세 경기에서 전북은 모두 승리하며 3연승을 거뒀다. 승점 60으로 선두 울산 현대(61점)와 1점 차를 유지하며 역전을 노리고 있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기량이 점점 안정을 찾고 있다. 인천전에서 백승호는 차단 11회, 획득 7회, 그라운드 경합 6회 등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3선에 자리하는 박스투박스(box-to-box) 미드필더의 정석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에너자이저로 팀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