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홈런포를 재가동하기까지는 2경기밖에 걸리지 않았다. 오타니가 시즌 26호포를 터트리며 다시 한번 홈런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서 팀의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시즌 26호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에인절스는 지난 24~26일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3연전을 1승 2패 루징시리즈로 마감했다. 스코어 합계 32-12로 크게 앞섰지만, 25일 경기에서 25-1 대승을 거둔 걸 제외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이에 화이트삭스와 홈 시리즈 첫 경기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1회 말 첫 타석에서는 화이트삭스 선발 딜런 시즈를 상대로 3구 삼진으로 물러났던 오타니는 다음 타석에서 장타력을 과시했다. 4회 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그는 3볼-1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5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 우측 관중석에 꽂히는 홈런포를 터트렸다. 타구 속도 시속 113마일(약 182km), 비거리 446피트(약 136m)의 타구로, 오타니는 타격 후 홈런임을 직감한 듯 천천히 1루 베이스로 향했다.
이후 오타니는 침묵을 지켰다. 6회 말에는 5구 승부 끝에 몸쪽 시속 97.1마일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 사이 에인절스는 중심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3번째 타석까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고, 7회 말 무사 1, 2루 절호의 찬스를 만들고도 삼진과 병살타로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여전히 1-1로 맞서던 9회 말, 경기 내내 조용하던 트라웃이 볼넷으로 나가며 오타니는 무사 1루라는 밥상을 받았다. 바뀐 투수 애런 버머를 상대한 그는 침착한 승부를 펼쳤고, 결국 볼넷으로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트라웃과 더블 스틸을 성공시켰다. 에인절스는 상대 폭투 속에 트라웃이 홈으로 들어오며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앞서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 필드 3연전에서 오타니는 홈런 하나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그 사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맷 올슨(29)이 지난 3경기에서 홈런 4방을 터트리는 괴력을 선보이며 시즌 25홈런째를 기록, 오타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다시 메이저리그 홈런 단독 선두로 오르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1회 초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에게 홈런을 맞고 0-1로 뒤지던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대포로 스코어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타니는 '6월 대활약'을 월간 끝자락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타율 0.364, 10홈런, OPS 1.282라는 괴력을 보여줬던 그는 이날 역시 홈런포를 가동하며 좋았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