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리즈 우승 22회, 센트럴리그 우승 38회에 빛나는 '일본야구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10연패 충격에 빠지며 하라 다쓰노리(63) 감독도 구단 최초로 두 번이나 10연패한 사령탑으로 불명예 역사를 썼다.
요미우리는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홈경기를 7-8로 졌다. 6회까지 0-8로 크게 뒤지던 경기를 야금야금 따라붙어 7-8까지 쫓아갔지만 끝내 1점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로써 요미우리는 지난 5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을 시작으로 최근 10연패 늪에 빠졌다. 가장 최근 승리는 지난 2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 이날 승리를 끝으로 10연패와 함께 무승부 2번 포함 12경기째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총 26득점, 경기당 평균 2.2점으로 타선 침묵이 심각하다. 무득점 3경기, 1득점 3경기, 2득점 3경기로 물방망이가 따로 없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요미우리의 두 자릿수 연패는 구단 역대 4번째. 앞서 1975년 9월 무승부 1번 포함 11연패가 있었고, 2006년 6월 10연패를 당했다. 이어 2017년 5~6월 구단 역대 최다 13연패로 불명예 역사를 새로 썼다.
하라 감독은 2006년에 이어 15년 만에 10연패 충격을 입었다. 요미우리에서 두 번이나 10연패를 당한 사령탑은 하라 감독이 처음이다. 15시즌째 팀을 지휘하며 리그 우승 9회, 일본시리즈 우승 3회의 성과를 냈지만 불명예 기록도 추가됐다.
내년 연임이 유력한 하라 감독이지만 시즌 막판 갑작스런 부진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나카하타 키요시 요미우리 OB 회장은 '스포츠닛폰'을 통해 "가운데로 던져서 맞는 투수들, 찬스를 놓쳐도 화내지 않고 덤덤한 야수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았다.
이어 나카하타 회장은 "최근 한 달간 요미우리 선수들에게서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12일 퍼시픽리그 1위 공방전에서 지바 롯데 마린스 투수 오지마 카즈야는 8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은 뒤 원통한 듯 눈물을 글썽였다. 홈런을 친 오릭스 버팔로스 무네 야마도 마찬가지였다. 전신전령(全身全靈)을 담아 플레이하기 때문에 솟구치는 감정이다. 그런 뜨거운 장면을 봐서 그런지 지금 요미우리가 한심하다. OB 회장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팬들이 떠나는 것은 아닐지 불안하기도 하다"고 강도 높게 질책했다.
나카하타 회장은 "7회 이후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10연패는 10연패다. 4위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남은 4경기에서 1회부터 끈기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리그 우승이 좌절된 요미우리는 59승61패19무(.492)로 승률이 5할 아래로 내려갔다. 4위 히로시마(58승66패11무)에 3경기 차이로 쫓겨 3위 포스트시즌 막차도 100%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