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탈리아에 1대2 패배...U-20 결승행 문턱 못넘어
김은중(44)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이 결승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9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우니코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3 U-20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1대2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14분 대회 득점 선두 카사데이에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갔지만, 전반 23분 이승원의 페널티킥 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후반 41분 17세 시모네 파푼디에게 왼발 프리킥 골을 얻어맞았다. 한국은 12일 오전 2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이번 대회 돌풍의 팀 이스라엘과 3~4위전을 벌인다. 승리한다면 2019년 대회(준우승)에 이은 최고 성적을 달성할 수 있다. 세 번의 4강 진출 중 1983년 대회에선 3~4위전에서 폴란드에 1대2로 패하며 4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이날 이영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놓고 배준호와 김용학이 측면 공격수로 뒤를 받쳤다. 이승원과 강상윤, 박현빈이 미드필드에 섰고, 왼쪽부터 최예준, 김지수, 최석현, 조영광이 포백 수비진을 구성했다. 김준홍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나이지리아와 8강전을 비교하면 선발로 나선 좌우 풀백이 바뀐 것이 눈에 띈다. 이번 대회 ‘조커’로 주로 나선 배준호가 이날은 선발로 출장했다.
이탙리아는 득점 선두를 달리는 체사레 카사데이와 2골을 기록 중이던 토마소 발단지가 이날도 주전으로 출전했다. 이탈리아가 경기 초반부터 거센 공세로 나왔다. 전반 9분 발단지의 슈팅을 김준홍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5분 뒤 카사데이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했다. 카사데이는 왼쪽 측면에서 리카르도 투리치아의 패스를 받아 중거리 슈팅으로 이번 대회 7번째 골을 터뜨렸다. 한국도 반격했다. 배준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파울을 얻어냈다. 전반 23분 주장 이승원이 골문 왼쪽 상단 구석을 찌르는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 골든볼 후보로 꼽히는 이승원의 6번째 공격포인트(2골 4도움). 4년 전 한국을 준결승으로 이끈 이강인이 2골 4도움으로 대회 골든볼을 차지한 바 있다. 전반 33분 이탈리아의 사무엘 지오바네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이탈리아는 교묘하게 팔꿈치나 손을 써서 한국 선수들의 얼굴을 치거나 유니폼을 잡고 늘어지는 등 특유의 좋지 않은 매너를 보였지만, 한국 선수들은 냉정하게 경기에 임했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왼쪽 측면을 뚫은 최예준이 결정적인 패스를 내줬지만, 김용학의 왼발 슈팅이 뜨고 말았다. 이탈리아 후반 들어 공세를 강화했다. 후반 8분 사무엘 지오바니, 후반 10분 토마소 발단지의 슈팅을 김준홍 골키퍼가 막아냈다. 한국은 후반 13분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마테오 프라티의 슛을 김준홍이 가까스로 쳐낸 장면에서 이탈리아 선수들이 공이 골라인을 넘었다고 주장했지만, VAR(비디오 판독) 결과 노골로 판명됐다. 한국은 후반 18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지한이 올린 크로스를 이승원이 결정적인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탈리아 수문장 세바스티아노 데스플란테스의 선방이 나왔다. 25분엔 배준호가 왼쪽 측면을 뚫었으나 결정적 장면을 만들진 못했다. 후반 중반 이후 이탈리아가 체력적으로 떨어지면서 한국에 기회가 왔다. 후반 교체로 들어간 이지한이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은 후반 39분 배준호가 개인기로 왼쪽 측면을 뚫은 뒤 완벽한 패스를 내줬다. 하지만 이영준의 슈팅이 허공을 갈랐다. 이탈리아는 페널티박스 바깥 정면 지점에서 후반 41분 프리킥 찬스를 맞았다. ‘이탈리안 메시’로 불리는 17세 시모네 파푼디가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남은 시간 동점골을 위해 분전을 펼쳤지만,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