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앙숙 이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 12일 오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이란을 상대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2승1무(승점 7점)의 성적으로 조 2위를 기록 중인 한국은 최종예선 A조 선두를 놓고 이란(승점 9점)과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그 동안 중동팀과의 경기에서 상대팀의 고의적인 시간 지연 플레이로 인해 답답한 경기를 펼친 경험이 많다. 이란 역시 과거 한국을 상대로 침대축구를 펼치기도 했지만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앞서기 시작하면서부터 한국을 상대로 침대축구를 펼치는 모습은 드물었다.
이란은 지난 2019년 11월 열린 이라크와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서 패한 이후 A매치 10연승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한국 못지 않은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와 포르투갈의 명문 클럽에서 활약 중인 아즈문(제니트)과 타레미(포르투)는 각각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와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위협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은 일부 중동팀들처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시간지연 플레이를 펼치기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춘 후 개인 기량이 뛰어난 공격진들을 활용한 속공으로 한국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A매치 6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 중이지만 상대 침대축구보다는 상대 수비 공략에 고전하면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한국은 이란과의 최근 6경기에서 1골만 기록하는 빈약한 득점력을 드러냈다. 피지컬과 조직력을 겸비한 이란 수비에 고전하는 경기를 반복했다.
한국이 가장 최근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치른 이란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경기력에서 밀렸다. 지난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 경기에서 한국은 제대로 된 유효슈팅 조차 시도하지 못한 반면 이란은 아즈문 등 공격진들이 속공을 통해 수차례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이란은 당시 한국전에서 비교적 이른 시간인 전반 25분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침대축구보다는 경기력으로 승부를 봤다. 당시 이란은 수비에 초점을 맞추며 한국 공격진을 집중적으로 마크했고 손흥민과 김신욱 등이 상대 수비진 사이에서 고립된 끝에 패배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 중 한국과의 맞대결에서 정면승부를 선택하는 팀은 극소수인 가운데 이란 역시 그 동안 한국을 상대로 선수비 후 속공을 펼치는 전략을 구사했다.
한국과 이란의 맞대결이 열리는 아자디스타디움은 고지대에 위치한 특수한 환경 뿐만 아니라 홈팬들의 압도적인 분위기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 경기는 이란의 국가적인 추모일인 타수아와 아슈라 사이에 열렸다. 당시 아자디스타디움에는 남자 관중만 8만명 이상이 관중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모두 검은색 복장을 착용하는 등 장례식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이번 이란 원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만명 이하의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란은 이전 경기와는 달리 여성 관중들의 입장까지 허용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원정경기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부분이다.
이란전을 앞둔 축구대표팀은 전세기를 통해 현지시간으로 9일 밤 테헤란에 도착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숙소의 각자 방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등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 그 동안 이란 원정 경기에서 고전을 펼쳤지만 대표팀 수비수 이용(전북)은 "전세기를 타고와서 피로도는 덜하다. 지난 경기를 뛰었고 근육에 피로는 있다"며 "(시차적응 등)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극복해야 한다. 이란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승점 3점을 따서 본선 진출이 수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