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의 전설적 인물 차비 에르난데스(41)가 돌아온다. 그가 수 시즌째 몰락해가고 있는 친정을 구해낼지, 아니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함께 무너질지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차비가 바르사로부터 받은 감독직 제안을 수락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비는 현재 지휘하고 있는 카타르 구단 알사드와의 계약을 해지하는대로 바르사 감독으로서 남은 시즌을 지휘할 전망이다.
이날 축구전문 칼럼니스트 마이클 콕스가 디에슬레틱에 기고한 분석글에 따르면 차비는 후방에 중앙수비 3명과 수비형미드필더 3명을 두고 전방에 5명의 공격진이 늘어서게 하는 포메이션을 즐겨쓴다. 3-2-2-3 내지는 3-2-4-1로 해석될 수 있는 전술이다.
차비가 지휘하는 알사드는 중앙수비수가 전방 빈 공간으로 공을 몰고 직선적으로 전진한다. 수비진 가까이 위치한 미드필더들은 중원 제자리에 머무르면서 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다. 공격을 맡은 미드필더 2명은 측면으로 빠지며 공간을 넓히기도 한다. 측면 공격수들은 안으로 접어 들어와 슛하길 선호한다. 대부분의 코너킥은 짧은 패스로 연결한다. 전방 압박은 덜한 편이지만 미드필더부터는 공격적으로 수비한다.
다만 그가 지휘할 바르사는 자신이 뛰던 시절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에이스이자 세계 최고의 공격수였던 리오넬 메시는 물론 함께 미드필드를 누비던 안드레 이니에스타도 없다.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전성기에서 확연히 내려와 기복 심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바르사가 겨울 이적시장에서 차비의 입맛에 맞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차비의 귀환은 언젠가는 예상된 일이었지만 시기상으로 이른 감이 있다. 가디언은 로널드 쿠만 전임 감독이 해임되기 전인 수주 전부터 후안 라포르타 바르사 회장과 차비가 대화를 나눠왔다고 전했다. 당장 30일 있는 알베스와의 경기 전에 바르사로 오지 못한다면 세르히 바르후안 바르사 B팀 감독이 임시로 감독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비는 바르사 유소년으로 성장해 프로 데뷔 뒤 767경기를 치르며 구단의 최전성기를 함께한 ‘레전드’다. 선수 생활 끝에는 알사드로 이적해 뛰다가 2019년부터 감독을 맡았다. 감독 경력이 약 3년에 불과한 초보 감독이다. 그는 카타르 슈퍼리그에서 지난 시즌 알사드를 이끌고 무패우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