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싸웠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비겼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의 칠드런스머시파크에서 열린 미국과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 2019년 10월 평가전 무승부 이후 또 한 번 무승부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30%대에 그치며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승부를 벌였지만, 치명타는 맞지 않았다. 골키퍼 윤영글부터 최전방 지소연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미국이 경기 도중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강했고 한국은 잘 버텼다.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미국은 전반부터 몰아쳤다. 여러 차례 좋은 장면이 나왔다. 전반 13분 린지 호란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이 간발의 차로 골문을 벗어났다. 19분에는 토빈 히스는 연이은 우측면 돌파로 한국 수비진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20분에는 침투 패스로 알렉스 모건에게 단독 찬스를 만들어줬다. 한국의 실점 위기, 그러나 골키퍼 윤영글이 각도를 잘 좁히고 나와 선방했다.
한국은 최전방부터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하며 미국의 공세에 맞섰다. 전반 27분에는 수비수의 아찔한 실책 장면도 나왔지만, 메건 라피노의 슈팅을 골키퍼가 잘 막았다. 역습 위주의 공격을 했지만, 위력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 35분 처음으로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우측에서 연결한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걷어내자 아크 정면에 있던 장슬기가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렇게 전반을 0-0으로 마무리했다.
미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토빈 히스, 메건 래피노, 카타리나 마카리오를 빼고 크리스티 메위스, 소피아 스미스, 맬로리 퓨를 교체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젊은 선수들로 공격진을 바꾼 미국은 후반에도 몰아쳤다. 후반 5분 메위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12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로즈 라벨리의 헤더를 골문에 서있던 수비가 겨우 걷어냈다.
한국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가던 후반 18분 첫 교체 카드를 꺼냈다. 박예은을 빼고 여민지를 투입했다. 미국도 꾸준히 교체를 단행했다. 한국과 동시에 알렉스 모건을 빼고 칼리 로이드를 투입했다. 이어 23분에는 측면에서 활동이 많았던 케이시 크루에거를 빼주고 에미리 폭스를 넣었다.
선수 구성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흐름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더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지소연을 비롯한 공격진의 개인 능력에 의존한 단독 돌파 시도로 공격에서 이렇다할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미국은 양 측면의 빠른 발을 이용해 골문을 노렸지만, 한국도 포기하지 않고 막아섰다. 31분에는 로이드의 슈팅을 윤영글이 다시 한 번 선방으로 막아냈다. 막판까지 한국 수비 진영에 계속해서 위력적인 패스가 배달됐지만, 관중들의 탄식만 늘어났다.
한국은 경기 막판 이금민, 추효주를 빼고 김혜리, 정영아를 투입하며 힘을 보충했다. 내친김에 이변까지 노렸지만, 무승부로 만족해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