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탈락 위기에 몰렸던 일본축구대표팀이 베트남전 승리로 기사회생하는가 싶었지만, 현지 여론은 싸늘함을 넘어 이미 폭발한 분위기다. 성적과는 별개로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모리야스 하지메(53) 감독과 함께 다지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13일 풋볼존, 닛칸스포츠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베트남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B조 5차전 1-0 승리 직후 현지 팬들은 감독의 전술 부재나 경기력 부진 등을 이유로 모리야스 감독 등을 향해 여전히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풋볼존은 "베트남전 1-0 승리 후 독자 설문조사 결과 부진한 공격력에 대한 불만이 속출했다. 주전이 고정적인 데다 교체 선수 활용 문제 등 모리야스 감독의 지도력에 실망했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단 몇 분만 봐도 지루한 경기였다. 해외축구를 보는 편이 훨씬 낫다. 전술이 없는 대표팀 경기를 보니 슬퍼진다"는 소감을 전했고, "매번 같은 선수, 같은 전술에 교체마저도 같다. 모리야스 감독의 고집불통이 지나치다"는 주장도 더해졌다.
또 다른 매체인 닛칸스포츠 역시 독자들의 반응을 고스란히 전했다. 한 팬은 매체를 통해 "모리야스 감독으로는 무리다. 항상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지난 3년 간 일본 대표팀 경기는 계속 재미가 없다. 대표팀 패배하기를 바랄 정도"라는 의견을 전했다.
모리야스 감독뿐만 아니라 다지마 협회장의 동반 사퇴 주장도 잇따랐다. 일본 팬은 "모리야스 감독으로는 한계라는 건 지난 올림픽을 통해서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결국 모든 원흉은 축구협회장이다. 감독과 회장 모두 물러나지 않는 한, 일본 축구에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일본은 지난 11일 베트남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지난달 호주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예선 초반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가 승점 9를 기록, 2위 호주와 격차를 단 1점으로 좁혔다.
그러나 순위와는 별개로 최종예선 내내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자국 내 여론이 들끓는 분위기다. 베트남전 승리로 한숨 돌리는가 싶었을 모리야스 감독으로서는 또 다시 벼랑 끝에 몰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