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충돌 의혹과 동료들 비방, 승부조작 시도 등 쇼트트랙 심석희(24·서울시청)에 대한 조재범(40)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폭로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15일 조선일보는 2018년 9월 조 전 코치의 말을 인용해 심석희가 승부조작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조 코치는 심석희에게 국제대회 금메달을 안겨주기 위해 대표팀 내 승부조작 시도가 최소 2차례 있었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승부조작의 첫 시도는 2016년 12월 강원도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이었다. 당시 조 전 코치는 최민정(성남시청)을 찾아가 1500m 경기에서 심석희에게 금메달을 양보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최민정은 "양보할 거면 차라리 다른 종목에 출전하겠다"며 심석희가 뛰지 않는 500m 경기에 출전했다. 심석희는 최민정이 없는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승부조작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코치는 최민정에게 대회 1000m 경기에서 심석희를 금메달리스트로 만들 것을 압박했다.
당시 최민정은 선두를 달리다 경기 막판 심석희에게 추월을 허용했고, 심석희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조 전 코치의 승부조작 시도 폭로에 대해 심석희 측과 최민정 측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심석희는 2018 평창 올림픽 당시 대표팀 동료들을 비방하고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고의로 충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대회 기간 라커룸에서 도청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내용은 조 전 코치가 재판 과정에서 확보한 심석희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 언론 등에 제보하면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심석희는 평창 올림픽이 열리던 때 대표팀 A코치와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면서 최민정과 김아랑(고양시청) 등 대표팀 동료들을 비방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특히 대회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선 심석희와 최민정이 부딪혀 둘 다 메달을 놓쳤는데 그 때 심석희가 최민정의 메달 획득을 막기 위해 고의로 충돌을 했다고 의심되는 대화 내용도 있었다.
또 대회 기간 심석희가 최민정과 대표팀 감독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라커룸에 몰래 녹음을 하려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심석희가 도청을 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A코치와 메신저상 대화 내용을 살펴볼 때 실제 녹음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최근 심석희를 향한 연이은 폭로는 조 전 코치의 보복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심석희에게 총 29차례에 성폭행, 강제추행, 협박 등 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수감 중인 조 전 코치가 방어권 차원에서 수사기관에서 얻은 심석희 휴대전화의 포렌식 결과를 외부에 유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조 전 코치가 변호인이 말리는 데도 심석희 문자메시지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체육회와 빙상연맹 등에 보냈다"고 전했다.
2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조 전 코치는 상고해 3심을 진행 중이다. 자신이 죗값을 치르는 것과는 별개로 심석희의 정상적인 생활을 막기 위해 보복성 폭로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