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40·전북 현대 어드바이저)이 전성기를 누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떠났던 이유를 뒤늦게 털어놓았다.
한국인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인 박지성은 최고 명문구단 맨유에서 7시즌 동안 활약했다.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2005~2006시즌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던 맨유로 이적했다. 맨유에서 205경기를 뛰는 동안 EPL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회 등을 포함해 총 13차례의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던 2012년 여름 박지성은 돌연 EPL에 가까스로 잔류한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이적했다. 맨유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2011아시안컵이 끝난 뒤 국가대표에서 은퇴했지만, 오히려 주전경쟁에서 밀려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여기에 맨유가 각종 컵대회에서 조기에 탈락하며 기회가 더 줄어든 영향도 있었다.
박지성은 7일(한국시간) 맨유를 떠난 지 9년 만에 그 이유를 직접 밝혔다. 구단이 제작하는 ‘UTD팟캐스트’에 출연한 그는 “맨유에서 마지막 시즌에 나는 어떠한 부상도 없는데 5경기 연속으로 결장했다”며 “그런 일은 처음이었고, 내게는 (팀을 떠나야 한다는) 신호였다”고 밝혔다. 그 전까지 특별한 이유 없이 연속 결장한 것이 3경기뿐이었던 그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맨유를 떠나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 박지성은 “맨유에 있는 것은 집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편안했다”면서도 “당시 31세라 이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QPR행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팀에서 박지성의 활약은 아쉬웠다. QPR에서 2012~2013시즌 아시아선수 최초로 EPL 클럽의 주장으로 선임됐지만, 팀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시즌 도중 마크 휴즈 감독이 경질됐고, 박지성 역시 주장 완장을 클린트 힐에게 넘겼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번으로 임대 이적해 한 시즌을 더 보낸 뒤 2014년 33세의 나이에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