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34·토론토)은 KBO리그에서 활약할 시절 가장 까다로운 타자로 최정(34·SSG)를 꼽곤 했다.
최정은 류현진이 한화에서 뛰던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62(58타수21안타) 4홈런을 때려냈다.
류현진은 미국 진출 전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제일 만나기 싫은 타자”라며 “만약 최정이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같은 팀에 입단시키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몇년 동안 투수는 물론 야수들의 미국 진출 사례가 많아졌다. 올시즌에도 류현진 외에도 김광현(세인트루이스), 김하성(샌디에이고) 등이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넘어갔다.
내로라하는 국내 타자들은 한 번씩 미국 진출을 꿈꾼다. 역대 두번째 400홈런을 달성한 리그 최정상급 홈런 타자인 최정도 해외 진출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최정은 20일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그는 ‘류현진 상대로 미국에서 홈런을 쳐 볼 생각은 안 해봤는가’라는 물음에 “안 했다”고 답했다.
사실 기회는 있었다. 최정은 “지나고나서 하는 이야기이지만, 충분히 기회는 있었다. 자신감도 있었다”고 돌이켜봤다.
하지만 한동안 최정을 괴롭혔던 부상들이 자신감을 떨어뜨렸다. 최정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시즌 연속 세자릿수 출장 기록을 이어갔던 그는 2014년에는 82경기, 다음해에는 81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타율도 2할대로 떨어졌다. 당시 최정은 2014시즌을 마치고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4년 총액 86억원에 잔류했다. 그리고 2015년은 FA 계약 후 첫 해였지만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최정은 “2년이 중요한 시기였는데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 하고 쉬는 기간이 많았다. 그때 자신감이 확 떨어졌다”고 했다.
도전하지 않은 길에 후회는 없다. 최정은 “안 가길 다행이라고 생각”이라며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면 선수들의 볼이 너무 좋다. 그냥 영상을 보면서 ‘와~’라고 감탄사를 내뱉는 정도로 끝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정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투수는 누구일까. 그는 NC 이재학을 꼽았다.
최정의 이재학 상대 통산 기록은 20일 현재 49타수 6안타 타율 0.122에 그친다. 그토록 수많은 홈런을 쳤지만 이재학을 상대로는 한 번도 ‘손맛’을 보지 못했다.
최정은 “옛날부터 이재학 선수의 볼도 볼이지만 타이밍을 어떻게 잡아야될 지 정말 모르겠다. 타석에 들어가면 헤맨다. 아직까지는 치기 힘든 투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