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충돌 의혹에 이어 불법 도청 정황이 불거진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서울시청)에 대한 고발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심석희 선수와 관련한 국민신문고 고발 접수의 경우 경찰청으로 일괄 접수되고 해당 고발에 대해 내용을 검토한 뒤 각 과로 분류한 뒤 각 과에서 재차 지방청, 혹은 청 단위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 단위별에서도 고발 내용에 따라 답변할 경찰 관서를 배정해 배정받은 경찰 관서에서 답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이던 2018년 2월 20일 A코치와 카카오톡 메신저로 다른 선수를 불법 도청을 했다는 정황이 담긴 대화를 나눴다. A코치는 심석희에게 “첫 진출을 축하한다”고 하자 심석희는 “최민정이 감독에게 뭐라고 지껄이나 들으려고 라커룸에 있는 중”이라며 “녹음해야지”라고 욕설이 담긴 답변을 했다.
이밖에도 심석희는 이날 “핸드폰 녹음 켜놓고 라커룸에 둘 거니까 말조심하고 문자로 하자”라는 대화를 A코치에게 보냈다. 또한 “지금 라커룸에 이유빈과 나, 최민정, 박세우 코치가 있는데 내가 나가면 계주 이야기를 할 것 같다”며 “안 나가는 중인데 그냥 녹음기 켜둘까”라고 A코치에게 질문했다. 이에 A코치는 “응”이라고 답했고 심석희는 “ㅇㅋ”라고 했다.
심석희의 발언대로 라커룸에서 몰래 녹음이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통신비밀보호법 14조(타인대화비밀침해금지)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다른 수단을 이용해 청취할 수 없다.
심석희가 언급한 최민정은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1000m 결승 고의충돌 의혹을 비롯해 심석희와 A코치와 관련한 쟁점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당시 최민정은 팀 동료와의 충돌로 인해 금메달을 놓쳤을 뿐 아니라 무릎인대를 다쳐 보호대를 착용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며 “(심석희가)최민정을 고의로 넘어뜨렸다면 승부조작을 넘어 최민정에게 위해를 가한 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심석희의 고의 충돌 의혹에 이어 불법 도청 정황까지 세간에 알려지자 이번 고발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고발을 제기한 B씨는 스포츠경향에 “최근 빙상계에 불법 도청이 비일비재했다는 폭로 인터뷰가 이어지는 등 빙상계 스스로가 제 밥그릇 싸움에 몰두한 나머지 불법 도청을 제지하는 이가 없었을 정도로 타락했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이번 의혹은 심석희나 A코치만의 문제가 아닌 빙상계 전반에 걸쳐 쇄신책을 강구해야 할 엄중한 사안이지만 그들 스스로 자정하기엔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수사기관에서 엄히 단죄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