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 조송화의 무단 이탈, 서남원 감독 경질 등 내홍에 휩싸인 IBK기업은행의 국가대표 3인방이 현재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흥국생명을 3-0으로 꺾고 시즌 2승(8패·승점5)째를 거뒀다. 서 감독이 경질된 후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 등 국가대표 3인방은 경기가 끝난 후 최근 구단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의 답했다. 인터뷰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먼저 김희진은 “우리가 오늘만 이겨보자고 열심히 한 게 아니다. 그 전부터 꾸준히 경기력이 올라왔고, 선수들이 안 좋은 상황에도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분히 ‘IBK기업은행 고참선수들이 서남원 감독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외부 시선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김수지는 서 감독과 고참들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내용의 일부 기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저희 나름대로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저희가 주도했다는 말도 안되는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재작년부터 태업을 했다, 훈련에 불성실했다는 말들이 있는데 내 생각에 훈련에 반기를 들어 참석을 안 했다든가 하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희진도 “태업하는 선수가 어떻게 근육이 찢어진 상태로 경기에 임할 수 있겠느냐”며 “태업이라는 단어는 저희와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표승주는 “기사에 하나하나 반박을 하자면 싸움밖에 안된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사니 감독대행은 지난 13일 팀 훈련 도중 ‘서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김수지는 이에 대해 “우리가 느끼기에도 많이 불편한 자리였다. 편을 든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런 상황이 있었고 선수들이 그걸 지켜보고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를 촉발한 요인에 대해선 “(조송화가) 팀을 이탈하면서 이런 게 불거졌고 기사화됐기 때문에 일의 시작점을 얘기하자면 그때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희진은 선수단과 감독 간의 불화에 대해 “프로면 프로답게, 감독님이면 감독님답게 각자 위치에서 맞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당한 일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맞지만 이전 감독님들은 우리가 모시던 어른이니까 우리가 입장 발표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